[서평] 수라도 - 이현


수라도 / 이현 지음 / 믿음사

내가 이 책 '수라도'에 관심을 갖고 읽어보려 노력한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그 첫번째는 최근에 갑작스럽게 나를 찾아 온 하나의 생각을 들 수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인 내가 대한민국 작가들의 책을 얼마나 읽을까하는 것이었다. 정말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다한다며 나를 향해 어이없는 웃음을 보냈지만 그 웃음은 곧 거두어 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가 굉장히 어이없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한달을 열권이상의 책을 손에 잡으면서도 그 중에서 우리나라 작가들의 이름이 당당히 밖혀있는 책은 두세권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순간 우리나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조금 부끄러운 심정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우리나라 작가들의 책을 많이 접해보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오랜시간 입맛이 길들여져 버렸는지 눈에 들어오는 작품들의 대다수가 외국 작가들이 책이었지만, 마음을 단단히 다지며 우리나라 작가들과의 만남을 많이 갖고자 노력했다. '수라도'는 그런 나의 노력의 결과물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두번째 이유는 이 책이 중편소설 '수라도'와 '시선에 대해서'를 포함한 다섯개의 단편소설로 엮어진 소설집이라는 점이었다. 내가 우리나라의 작가분들에 대해 많이 알지를 못했기에 이현이란 작가의 이름도 생소하기만 했다. 그렇기에 그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에겐 하나의 모험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사전에 아무런 지식도 없는 작가의 책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 만큼 실패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모르는 작가와의 첫만남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면서 그에 대해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소설집 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집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그래도 나와 맞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기에 불쾌함만을 간직한 만남을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의 다양한 면을 엿볼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렇기에 소설집을 통한 첫만남은 두마리 토끼를 건질 수 있는 좋은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가지 이유와 작가의 특이한 이력과 책소개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난 '수라도'라는 책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현이란 작가와의 첫만남은 기대이상이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말투가 좀 지루하게도 여겨졌지만, 곧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분위기안에 깊게 빨려들어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 유쾌하지 못한 암울한 분위기가로 전개되지만, 현실의 모순들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아픔과 울분이 그의 이야기 안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첫번째 이야기인 '수라도'에서는 부도내고 절에 들어앉은 주인공과 자신의 이런 파멸의 구렁으로 몰아넣은 권오달과 절에서 만난 박노인을 통해 이 사회의 선과 악의 대립을 형성하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어줍잖은 선보다는 냉철한 악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뒤를 이은 '시선에 대하여'는 구걸하는 자와 배푸는 자라는 신선하고 특별한 소재로 현실에서 자선이라는 행위뒤에 존재하는 감정의 모습들을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이어지는 '개와 맥주'와 세편의 단편들 엮시 신선하고 특별한 소재들로 현실속에서 갖는 인간의 감정들을 꼬집어 비틀어 버린다.
 
작가 이현의 '수라도'라는 제목의 소설집은 각장마다 현실에서 느껴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대면하게 만들었다. 현실이란 으레 그렇듯 아름답고 즐거운 것은 아니어서 웃으면서 책장을 넘기지는 못한다. 오히려 작은 가시들이 쉴세없이 마음을 찌르는 듯한 기분에 인상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쉴세없이 책장을 넘기게 되는 것은 이현이란 작가가 선물하는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으며, 흥미롭고 공감할 만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현이란 작가에 대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때 굉장히 좋은 말들을 늘어놓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리고 이 '수라도'라는 책을 읽어보라 권하게 될 것이다. 책과 함께 굉장히 맘에 드는 소설집이란 이야기도 겻들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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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돌이 | 2007/10/21 23:50 | 책이야기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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